민명기 칼럼
3년전인 2009-10 학년도에는 미 전국에서 58개 대학만이 1년 총 학비가 $50,000을 넘었는데, 그 다음해에는 그 숫자가 100 학교, 작년에는 123 개 대학이, 올 해는 $60,000이 넘는 대학도 다수가 될 것이라는 통계를 대학 연감이 발표했다. 4년을 마치고 졸업하려면, 20만불이 훌쩍 넘는 비용이 든다는 계산이다. 경제가 활황이던 때에도 그랬지만, 특히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에는 5,6만불씩이나 되는 학비가 여간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난 주부터는 우리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비 부담이 거의 없는 명문 대학들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지난 세 주간 각각 중부의 명문인 Berea College와 명문 조선 공학 대학인 뉴욕의 Webb Institute, 보스톤 근교의 공과 대학인 Olin College of Engineering을 알아 보았고 오늘은 세계적인 음악 대학인 Curtis Institute of Music을 소개한다.
펜실베니아 주의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이 명문 음악 대학은 1924년 당시 출판업계의 거물이었던 커티스 가문의 외동딸인 메리 루이스 커티스 복 여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1928년부터는 이 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체를 장학금으로 지급하며 입학의 조건으로 음악적 재능만을 고려하는 전통이 시작되었고 이것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진과 재능있는 학생들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많은 부문에서 커티스 출신 졸업생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첼로의 대가인 로스트로포비치가 이야기한 것처럼 "커티스 음악 학교는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점에서 아주 독특한 특징을 갖는 대학"으로 발전해왔다.
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에게 지급되는 전액 무료 등록금 장학금 (merit-based tuition scholarship, 학부의 경우 3만 6천불, 대학원의 경우는 4만 8천불로 추정됨)은 입학자 전원에게 재정 지원을 신청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지급되지만, 등록금을 제외한 비용 (기숙사비나 식비 등)에 대한 재정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FAFSA와 동 대학 재정 지원서를 3월 1일까지 제출하면 연방이나 대학에서 지급하는 그랜트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커티스 음악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지원자의 음악적 재능이며, 오디션을 통해 이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 오디션을 보기 위한 첫 단계는 오는 7월부터 동 대학의 웹사이트에서 가용한 지원 원서를 작성하여 온라인 또는 메일로 12월 중순까지 (정확한 날짜는 추후에 웹 사이트 참조) 지원서를 원서대 $150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원서에는 부모나 가디언의 정보는 물론이고 해당 악기나 성악을 지도 받는 개인 교수의 인적 상황 등도 기입하도록 되어 있다. 원서에서 다른 핵심 사항은 에세이인데, "지원자가 음악 공부를 하는 최종 목적(What is your ultimate goal in studying music?)"에 대해서 써야 한다.
원서를 받으면, 학교측은 1월초경에 지원자들에게 원서가 접수되었다 연락을 하게 되고, 1월말에는 오디션을 받도록 허가가 된 학생들에게 오디션 날짜를 보내 주는데, 오디션은 동 대학 캠퍼스에서 2/3월경에 행해지며 오디션을 위해 $150을 미리 지불해야 한다. 이 대학의 음악 학사 (Bachelor of Music Degree)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고교 졸업자 (또는 우리의 검정고시와 같은 GED 합격자) 이어야 하며,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은 대입 학력 고사인 SAT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이 시험을 2005년 이전에 치른 학생의 경우는Verbal 분야에서 500점 이상, 2005년 이후에 시험을 본 지원자는 Critical Reading 분야의 성적이 최소한 500점이 되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에는 SAT와 TOEFL을 다 보고 점수를 제출해야 하는데, Verbal/Critical Reading은 500점 이상, TOEFL은 CBT의 경우 213점 이상, iBT는 79-8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이 시험들의 성적은 6월 1일까지 보내야 하는데, 학교측이 이 점수들을 접수하기 전까지는 합격자들의 지위가 비학위 과정 학생들로 취급된다. 이 학교에 합격하기 위한 경쟁율은 미국내의 어떤 명문 대학들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2009년의 통계를 보면, 대학원과 학부 과정에 모두 896명이 지원했는데, 4%인 44명만이 합격되었고, 그 중 25명이 학부 과정 학생이었으니 들어가는데 어렵기로 따지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하겠으나 학비없이 최고의 음악 교육을 받으려면 이 정도는 각오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