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칼럼
"아니, 선생님, 우리 애는 학교 공부도 어지간하고, ACT도 32점 (SAT로 치면, 대략 2130점), 바이얼린으로 주 대회에서 입상도 했지요, 게다가 췰드런스 병원에서 봉사활동도 1년에 100시간 이상씩을 했는데, 어떻게 유덥밖에 합격을 준 학교가 없지요. 이거 미국 대학 입시가 뭔가 잘 못 된거 아닌가요?" 공부 잘하는 아들을 둔 어느 아버님의 불만에 찬 항의성 질문이다.
"선생님, 우리 학교 어떤 선배는 저보다 학점도 SAT 점수도 다 낮은데, 유덥에 합격을 했는데, 저보다 학점도 점수도 다 훨씬 높은 다른 선배는 유덥에 불합격했데요.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 지, 걱정이 되어서 잠이 안 와요" 올 해 유덥에 원서를 내려고 준비하는 한 여학생이 걱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어투로 하소연을 한다.
이런 불평과 걱정은 일정 부분 미국 대학 입시에서 대부분의 명문 대학들이 고교 성적과 시험 성적은 물론이지만, 그 외의 다른 요소들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종합적 사정 방식 (comprehensive review)을 사용하는데서 기인한다. 필자도 회원으로 있는 전미 대입 카운슬러 협회가 작년에 발표한, 미 대입 전형에서 고려하는 요소들을 중요한 순서대로 보면, 1.대입 준비 과목들의 학점 (Grades in college prep courses); 2. 지원자가 택한 과목들의 난이도 정도 (Strength of student academics, difficulty of student’s course curriculum), 3. 대입 학력 고사 성적 (Admission test scores, SAT® and/or ACT® scores), 4. 전체 학교 성적 (Overall grade point average, GPA), 5. 에세이 (Application essays), 6. 교사 추천서(Teacher recommendations), 7. 지원 학교에의 관심의 정도 (Demonstrated interest of students in attending a particular college), 8. 카운셀러 추천서 (Counselor recommendations), 9. 고교 학년 석차 (Class rank), 10. 인터뷰(Interviews), 11. SAT 과목별 시험 성적 (SAT Subject Test™ scores), 12. 과외 활동 경력 (Extracurricular activities) 등이다. 물론 여기에 더해 많은 명문 대학들은 학생의 사회 경제적 조건, 다시 말해서 인종이나 빈부, 출신 지역, 부모가 해당 대학의 졸업생인지의 여부 등등의 조건들을 고려한다.
이쯤되면, 아마도 눈치 빠른 독자들께서는 "아하, 그래서 옆집 개똥이가 떨어졌는데, 뒷집 메리는 합격했구먼" 이마를 치실 것이다. 그러면, 이런 조건을 생각할 때, 어떻게 미국 대학의 입학 전형에 미리 준비를 할 수 있을까? 때맞추어 US News and World Report가 여기에 힌트가 되는 글을 게재해 여기 우리의 사정에 맞추어 몇주에 걸쳐 개역하여 소개한다: 첫째, 시작은 일찍할수록 좋고 결말은 강하게 지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대입에 관해 진지한 카운슬링을 받기 위해 카운슬러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고교 주니어들이다. 더할 나위없이 준비가 잘된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좀 더 일찍 카운슬링을 받았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경우이어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은 명문 대학들은 지원자들이 고교 주요 과목들/또는 대입 준비 과목들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외국어)에서 4년간 수업을 택했었기를 원한다. 고교 생활을 착실하게 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과목은 4년간 수강하는 경우가 많으나 외국어의 경우는 2년 또는 길어야 3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교육구 자체의 외국어 수강 정책도 중구난방이다. 벨뷰 교육구의 경우는 외국어가 필수 졸업 학점으로 되어 있지도 않는 형편이다. 가까운 유덥의 경우는 단지 2년간 동일 외국어를 수강했으면 된다고 하는 반면, 동부의 명문 사립 대학들은 많으면 4년간 외국어 수업을 들은 학생을 선호하니 지원 예상 대학의 필수 요건을 미리 점검하여 9학년부터 수강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게다가, 위의 대입 전형시 고려 사항 중 두번째로 중요한 항목이 수강한 과목의 난이도였음을 꼭 기억해야 한다. 초두에 언급한 예를 보면, 아무리 성적이 4.0 만점을 받았어도, 수강한 과목들이 전부 보통 과목이고,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위해 개설하는 Honor 과목들이나, 대학 수준의 과목들을 고교에서 가르치는AP, IB, College in High School 등의 도전적인 과목들은 가뭄에 콩나듯 들었다면, 그 만점 성적은 별 의미가 없다고 여겨질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즉, 전체 성적이 어떻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수업을 들어 어떤 점수를 받았느냐를 따진다고 보면 된다. 이것은 대학의 입장을 고려해 보면, 아주 당연한데, 그 이유는 대학측은 해당 학생이 합격하면, 대학 수준의 과목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지의 여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강한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의미는 많은 학생들이 주니어까지는 어렵고 도전적인 과목을 수강하다가도, 졸업반에서는 여러가지 대입 준비등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비교적 수월한 과목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학생으로 보일 수밖에 없으므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