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칼럼
필자가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닐 때는 장래 희망이 대통령이라는 철부지 (?) 친구들이 가끔 있었다. 필자의 중학교 졸업 앨범의 몇몇 친구들 그룹 사진 아래의 사진 설명에는 ‘우리 중에 대통령이 나온다’와 같은 치기에 가득찬 내용도 있었음을 기억한다. 요즘 미국에서는 우리 한인 동포 자녀들 중에서 이런 꿈을 말하는 학생들이 별로 없는 듯해서 안타깝다. 많은 직업이 있지만, 한 나라의 국정을 이끄는 일에 관심 있는 우리 자녀들이 많이 나오고, 그 꿈을 실현하는 이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지난 몇 달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토론회가 진행되는 것을 보며 참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이 나라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로 이끌어 나가고 싶어 하는구나 하며 그 다양성에 놀란 바 있다. 필자의 직업병이 도진 것은 바로 이 시점: “흠, 이 사람들은 과연 어떤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을까?” 뉴욕 타임즈와 유에스 뉴스 등에 발표된 내용을 기반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출신 대학과 출마 이유 등을 요약해 소개하니 자녀들과 저녁상에 둘러 앉아 반찬으로 맛있게 사용하시기 바란다. 지난 12월 5일을 기준으로 아직 경선에 남아 있는 주자만도 15명이나 되니 지면 관계상 모두를 자세히 소개하기는 힘들지만 필자가 임의로 경선을 포기한 몇 주자를 포함해 알파벳 순으로 간략하게 나마 다뤄 보기로 한다.
마이클 베넷은 리버럴 아츠 명문인 웨슬리언을 졸업하고 예일 법대를 마친 뒤, 덴버 공립 학교의 교육감과 콜로라도 상원의원을 지냈는데, “우리 자녀들에게 이전보다 더 못한 것을 남기는 첫번째 세대가 되고 싶지 않아서” 출마를 결심했다 한다.
조 바이든은 몇 안되는 주립대 출신으로 델라웨어 대학을 마치고 시라큐즈 법대를 졸업한 뒤, 상원의원과 부통령을 지냈다.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의 근간을 송두리채 바꿔버릴 것이기 때문”에 출마했다고.
마이클 블룸버그는 존스 홉킨스 전기공학과를 마치고 하버드 비지니스를 졸업했다. 사업가로 성공한 뒤, 뉴욕 사장을 역임하고,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과업이 트럼프를 내리고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서”라고 최근에 경선에 뛰어 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코리 부커는 스탠포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로드 스칼라로서 옥스포드에서 공부한 뒤, 예일 법대를 졸업해 화려한 학력을 자랑한다. 뉴저지 상원의원을 지냈고, 이유는 “아무도 잊혀지거나 소외되지 않는 나라, 지도자를 보며 자랑스러워 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피트 부티지지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역시 로드 스칼러로서 옥스포드에서 공부한 뒤, 인디애나 시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공직에 출마하는 것은 희망의 표현이다….우리 나라의 앞날을 우리 모두를 위해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공직자”이다.
줄리안 카스트로는 스탠포드를 마치고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뒤, 샌 앤토니아 시장과 주택성 장관을 지냈다. “지금은 새로운 에너지를 위한 시대이기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 하다”는 것이 출마의 이유이다.
존 딜라니는 뉴욕의 콜럼비아 대를 졸업하고 조지 타운 대학 법대를 졸업했다. 두 종류의 비지니스를 창업한 뒤, 메릴랜드의 하원의원으로 일했다. “내 생각에 나는 대통령 직에 적당한 사람이다. 단지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이라고 밝혔다.
툴시 가버드는 화와이 퍼시픽 대학을 졸업하고 육군에 입대했다. 그 후 주 하원의원 등을 거쳐 연방 하원의원에 선출되어 일하고 있다. “우리 미국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도전들이 있는데, 그것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한다.
크리스틴 길리브랜드는 다트머스 대학과 UCLA 법대를 졸업한 뉴욕 상원의원이고, 카말라 해리스는 하워드 대학과 캘리포니아의 해이스팅스 법대를 졸업한 캘리포니아 연방 상원의원이다. 제이 인슬리는 시애틀의 워싱턴 대학을 졸업한 뒤, 오레곤의 윌라메트 법대를 졸업하고 워싱턴 주 주지사를 역임하고 있는 중이다. 비토 오루크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텍사스 주의 연방 하원을 지낸 바 있다. 팀 라이언은 볼링 그린 주립 대학 출신으로 뉴 햄프셔 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오하이오주의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들 다섯은 모두 경선을 중도에서 포기했다.
에이미 클로부차는 예일 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 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미네소타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임하고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재정비하고 활기를 불어 넣으며 제 자리에 돌려 놓을 적절한 시기이”기에 출마를 했다 한다.
버니 샌더스는 시카고 대학을 졸업하고, 무소속으로 버몬트 주의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임중이다.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겨 새로운 경제와 행정부를 구성하는 유일한 길은 우리가 미국 역사에서 경험한 적이 없는 풀뿌리 운동이다”라는 신념이 그를 경선에 다시 참가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한다.
탐 스테이어는 예일 대학과 스탠포드 비지니스 스쿨을 졸업한 억만 장자 헤지 펀드 사업가이다. “우리 미국인들은 워싱턴 정가의 힘있는 사람들에게 받아 온 상처에 깊이 실망하고 있기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출마 했다.
엘리자베스 워렌은 휴스턴 대학을 졸업한 뒤, 럭거스 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의 법대 교수를 역임한 뒤 정가에 진출한 메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의원이다. “지금이 바로 여성이 워싱턴으로 진출해 미국의 망가진 행정부를 개선할 때”라는 것이 출마의 변이다.
마지막으로 앤드류 양은 브라운 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 법대를 졸업한 뒤, 시험 준비 회사 등을 설립해 일한 사업가이다. 출마의 변은 “모든 사람에게 최소 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구식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지금 가장 적절한 제도이기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이다.
이 후보자들의 이력들을 읽은 후에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공통점은 많은 후보들이 명문대를 졸업한 뒤 법대에서 공부하고 정가에 진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18명 중에 12명이니 3분의 2)이다. 우리 아이들이 정치에 뜻이 있다면, 고려할 만한 방식의 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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