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칼럼
새해를 맞으면서 모두들 새로운 결심을 한다. 올 해는 좀 더 열심히 살아야지. 좀 더 돈을 많이 벌어야지. 공부를 좀 더 빡세게 해야지. 담배를 끊어야지…. 인생의 나이테만큼 헤아려지는 새해를 맞으며 수 많은 결심들을 해 온 터이지만, 이번에 맞는 새해는 뭔가 다르기를 바라며, 희망에 찬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많은 분들이 지난 한 해도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시절을 보낸터라 이러한 기대가 더 큰 것도 사실이다. 새해에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발상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어렵고 힘이 들지만 좌절하기 보다는 한 순간 한 순간을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에 힘이 되는 산문시가 생각나 이곳에 옮겨 본다. 대학에 원서를 넣고 결과를 조바심치며 기다리는 학생들이나 경제가 회복되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시며 마음 졸이시는 부모님들 모두에게 잠시 지난날에 대한 후회나 앞으로 올 날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잠시 비켜나 현실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침례교 목사님인 로버트 헤이스팅스가 1980년에 쓴 “The Station (종착역)”이라는 시인데,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필자의 졸역으로 여기 소개한다 (전문을 글자 그대로 번역하지 않았기에 원문을 원하시는 분들은http://www.thestationessay.com/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잠재의식의 저 깊은 곳에 우린 머나먼 대륙을 횡단하는 긴 열차 여행을 하고 있다는 소박한 느낌을 갖고 있다.
기차의 창가로 지나가는 자동차들, 철로변에서 손을 흔드는 아이들, 한가로이 풀을 뜯는 가축들, 발전소에서 뿜어나오는 연기들, 끝없이 펼쳐지는 목화밭과 옥수수밭, 평지와 계곡들, 도시의 건물들과 시골의 공회당을 보며 우리는 커피 한 잔을 즐긴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속에 항상 꿈틀대는 것은 종착역에 대해서이다…모월 모시에 우린 목적지에 신나게 기적을 울리며도달해, 휘날리는 깃발과 밴드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모든 아름다운 꿈들이 확연히 이루어질 것이다. 그곳을 기리며 쉼없이 우린 객실 내의 통로를 서성이며시계를 바라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렇지 그곳에 도착하면, 모든게 이루어 질거야. 암, 그렇구말고 우린 다짐한다. 열 여덟살이 되면, 이번에 승진만하면, 우리 애가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벤츠 450SL만 사면, 은퇴 연금만 타면. 계속 다짐을 한다” “그날 이후론 우리의 행복한 삶은 영원히 지속되는 거야.” “그러나 멀지않아, 우린 안다. 세상 어디에도 그런 종착역은 없고, 이 땅엔 한번 도달하면 모든게 한 번에 해결되는 그런 곳은 없음을. 여정은 기쁨이다. 그 종착역은 환상이다…그 역은 가까이 가는가하면 계속 멀어진다.
어제는 기억이며, 내일은 꿈이다. 과거는 역사이며, 내일은 하나님에게 속한 것이다. 어젯밤에 스러진 황혼은 내일의 어슴프레한 여명이다. 단지 오늘만이 사랑하고 살아가기에 충분한 빛을 준다.” “그러니 어쩌랴, 지난 시간에 살며시 문을 닫고 열쇄를 치워버려라. 사람들을 몰아대는 것은 오늘의 짐이 아니라 지난날에 대한 회한이며, 올 날에 대한 두려움인것을. 회한과 두려움은 오늘을 사는 우리를 볶아대는 두 얼굴의 도적인 것을.” “성경의 시편 118장 24절에 나오는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날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라는 말씀과 함께 생각할 때, ‘현재의 날들을 기쁘게 즐기라’는 경구는 참으로 맞는 말이지 않은가?” “그러니 객실내의 통로를 서성거리거나 지나간 거리를 세지 마라.
그러기 보다는 강에 나가 수영을 더 하고, 산들을 더 오르고, 어린아이들에게 더 많이 뽀뽀하고, 밤에 나가 더 많은 별들을 세어 보라. 좀 더 자주 활짝 웃고, 가능하면 덜 울어 보라. 더 자주 맨발로 걸어 보며, 좀 더 자주 아이스크림을 먹어 보라. 더 자주 회전목마를 타 보라. 해가 넘어 가는 서산의 모습을 더욱 더 즐기라. 삶이란 우리가 지내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인걸. 종착역은 곧 올 것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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