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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명기 칼럼



UW의 원서 마감일 변경: 12월 1일

민명기 2017.08.15 21:02 조회 수 : 7896

벌써 9월이다. 어떤 교육구 학교들의 경우 10주간의 방학을 마치고 9월 첫 주, 첫 날에 개학을 하지만, 시애틀 교육구와 벨뷰 교육구는 9월 둘째 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각각 개학을 한다. 참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 간다. 10주가 넘는 여름 방학이 시작될 무렵엔, 부모님이나 자녀들 모두가 “이번 여름에는 꼭 무언가 기억에 남고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지”하며입술을 꼭 다문 적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방학 후에 12 학년이 되는 자녀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자세를 가다듬은 기억이있으리라. 이제 그 긴 방학도 늦여름 오후의 김빠진 햇살처럼 힘을 잃어가고, 곧 대부분의 학교들이 개학을 한다. 특히, 방학전에 대입 에세이를 개학전에 마쳐 놓아야지 계획했으나 아직 시작도 못한 대부분의 고등학교 시니어들에게이 시점은 온몸의 힘이 빠지고 괜시리 자신이 없어지는 그런 때이다.

 

이 때쯤이면, 대입에 요구되는 학교 성적이나 과외활동 등은 거의 결정된 것이나 진배없지만, 아직 대입 원서에 첨부하는 에세이와 표준 학력 고사인 SAT/ACT는 좀 더 증진시킬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기는 하다. 9월10일의 ACT와 10일 1일의 SAT 시험에 마지막 기대의 끈을 길게 늘이고 있는 12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긴긴 방학을 유용하게 보내지 못한 경우에는 참 답답한 때임에 틀림이 없다. 이 답답한 청춘들의 상처난 마음을 박박 긁고 소금이라도 뿌리려 작정이나 한 듯, 올 해 UW은 입학 원서의 마감일을 작년에 비해 15일이나 앞당겨 12월 1일로 변경했다. 요즘들어 수시로 입학 관계 일정과 방식을 바꾸는 유덥 입학 관계자들의 심사를 이해할 수가 없다.

 

작년에는 그전 수년간 사용해 오던 마감일인 1월 15일을 12월 15일로 한 달이나 앞 당기고, 입학 전형과 합격자 발표 방식을 변경한 바 있다. 종전에는 지원자가 12월 15일까지 원서를 접수시키면, 유자격자의 경우 몇 주만에 합격 통보를 해 주고, 나머지는 4월초경에 몰아서 합격 편지를 보내 주는 일종의 롤링 어드미션 방식이었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12월 15일까지 원서를 일괄적으로 접수시키도록 정해 놓고, 합격자 통보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몰아서 하는 풀 (pool) 방식을 채택했다. 이유인즉슨, 원서를 제출해 놓고, 다른 학생들이 합격된 것을 지켜 보며 속이 타 들어가는 학생들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는 논리였다. 거기에다 작년에는 유덥 아너 프로그램의 원서 마감일, 에세이 제목 등도 변경되었었다. ‘아니, 뽑는 주체인 우리가 날짜나 방식을 필요에 따라 바꾼다는데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수?’라고 하면 별 수 없다.

 

올 해도 역시 별 논리적인 설명없이 일반 지원 마감일을 변경했고, 아너 프로그램의 에세이와 지원 방식 등을 변경할 기세이기에 그 배경이 자못 궁금하다. 2년에 걸쳐 두번씩이나 원서 마감일을 변경하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에 대한 필자의 추측은, 1) 다른 명문 주립 대학들의 원서 마감일과 보조를 맞춤으로서, 명문대의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하는 욕구의 표현일 수 있다. 즉, 전국에서 50위 권 안에 드는 대부분의 주립 대학들의 원서 마감일을 살펴 보면, 거의가 12월 초 또는 그 이전이다. 50위 안에 가장 많은 대학들을 입성시킨 캘리포니아 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 버클리나 UCLA, UC San Diego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은 11월 30일이 마감일이다, 2) 명문주립 대학들의 경우 원서 마감일이 12월 이후이면, 추가로 조기 원서 접수 마감일을 운용한다. 예를 들어, 미시간 대학 (University of Michigan at Ann Arbor)의 경우에 일반 원서 마감일은 2월 1일이지만, 주립 대학으로는 아주 드물게 조기 마감일 (Early Action)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의 경우도 일반 원서 마감일이 1월 18일임에 반해 조기 원서 (first deadline)는 11월 1일까지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일리노이 주립 대학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의 경우는 일반 마감일이 1월 2일, 조기 마감(priority deadline)이 11월 1일로 좋은 학생들이 일찍 해당 학교에 지원하면, 빠른 시일안에 답을 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들과의 경쟁을 의식한 유덥이 마감일을 다시 한 번 앞 당기는 고육책을 쓰지 않았나 생각된다, 3) 주정부의 재정 지원 삭감으로, 적은 인원으로 많은 원서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마감일을 앞당긴 요인 중의 하나였으리라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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