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기 칼럼
SAT가 대입 사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저 많은 중요한 요소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이제 아셨으리라. 우리 한인 학부모님들이 미국 대입 사정에서차지하는 SAT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입학 사정에서 수능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에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미국의 학력고사가 한국의 수능과 다른 점은 분명하지만, 구성상 한 가지 흥미 있는 다른 점들 중의 하나는 미국의 SAT 시험에는 시험은 치르지만 점수에는 반영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주의 말미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이 시험은 각 분야 세 섹션씩, 즉 독해 세 섹션, 수학 세 섹션, 그리고 쓰기 세 섹션의 아홉 섹션으로 구성되는 것이 논리적인데, 학생들이 치르는 실제 시험은 10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말해, 그 중의 하나는 시험은 치르지만 총점인 2400점에는 포함되지가 않는다는 말이다. 이 extra section은 시험이 치뤄지는 시기에 따라 정해지므로, 수학, 독해, 문법 어느 것이나 될 수 있지만, 시험을 치르는 당사자들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으므로 모든 과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을 두는 이유는 이 시험의 출제자들이 학생들의 수준과 시험의 적절성 등을 평가하고 다음 시험들에 출제할 경우의 타당성 등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에세이와 문법은 쓰기 능력 시험(Writing Skills)이라는 한 주제 아래 묶이고, 에세이가 800점 중에 30%를 차지하며, 문법이 나머지 70%의 점수를 결정한다. 이 세과목 중에, 딱 싸잡아 일반화 시키는 것에 무리는 있지만, 수학과 문법 분야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준비를 하더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들임에 반해, 장기간 공부를 해도 점수 올리기가 수월치 않아 우리 자녀들이 가장 골머리를 싸매게 되는 것은 Critical Reading이다. 전국 평균 점수가 대략 500점 정도인데, 보통 이 시험 공부를 따로 시간 내서 하지 않는 경우에,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된 학생은 물론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학생들도 여간해서는 그 평균 점수 넘기기도 그리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Critical Reading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시험의 구성을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 시험은 출제되는 67문제 중에서 주어진 문장의 빈 칸을 적절한 단어로 채우는 Sentence Completion 문제가 19개이다. 즉, 어휘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약 30 퍼센트를 차지한다. 가정에서 보통 한국말을 사용하며 자란 우리 자녀들이 곤란을 겪을 수 있는 분야임에 틀림없다. 저학년 때부터 이 독해력 평가 부분의 시험 대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는 단어 공부와 책읽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다.
실제 문제를 하나 소개하면, Question: A veteran of both stage and screen, Richard Harris brought a certain level of -----to his roles, lending ------- to each character that he played.
A. candor . . uncertainty
B. insouciance . . experienceC. whimsy . . depth
D. gravitas . . dignity
E. animosity . . warmth
지문에서 사용되었거나 또는 예문에 주어진 단어들의 의미를 모른다면, 거의 정답을 맞추기 힘든 문제들이다. 이 유형의 문제들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은 일상 생활에서 빈번히 사용되지 않는 고상한 (?) 수준의 단어들인데, 이 문제는 1(가장 쉬움)에서 5(가장 어려움)까지의 난이도로 볼때, 3이하의 문제이니 그저 보통 수준의 문제이다. 더구나, 우리에게 익숙한 4지선다형도 아니고 5지선다여서 운을 믿고 찍는 경우에는 20 퍼센트의 확률밖에 없고, 틀릴 경우에는 1/4점의 감점을 받게 되니 섣불리 행운을 바라기에는 그 반대급부가 너무나 크다. 이런 유형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같은 수준, 비슷한 유형의 검증된 문제들을 많이 풀어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을 위해서 SAT를 출제하는 College Board의 웹사이트인 collegeboard.com이 매일 이메일로 보내주는 “Question of the Day”를 받아 매일 규칙적으로 풀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앞의 웹사이트에서 신청을 하면, 매일 세가지 과목의 문제들 중에서 번갈아 가며 하나를 보내주는데, 무료인데다가 시험을 만드는 회사가 만든 문제들이니 믿을만하고, 위에 보여드린 문제도 그런 문제들 중의 하나이다. 위의 문제에 대한 답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Question of the Day”에서 해설과 함께 제공한 답을 싣는다: A “veteran” or seasoned, actor should be able to carry himself with “gravitas,” or seriousness. A serious performer, in turn, is capable of playing a variety of roles with “dignity,” or a seriousness of manner. 즉, 답은 D이고, 다음호에 더 자세히 설명드리기로 한다